ARTISTS
김미형

Since 2019

토토김미형

제주온기품 · 제주도

예명 '토토'로 활동하는 도예 작가 김미형입니다. 제주의 흙이 품은 온기와 불꽃의 빛을 담아, 일상 공간에 조용히 스며드는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나의 작업 또한 염원을 담는 하나의 의식이다.
스마트스토어에서 작품 보기

Artist's Note

토토김미형

제주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어릴 적부터 흙을 만지고 불을 지피며 살아온 그 기억 속에서, 자연의 에너지는 곧 호흡이자 삶이었습니다.

작업의 본질을 물으면, 거친 돌밭과 바람을 견디며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자연과 공존하며 만들어낸 선조들의 지혜 — 그 결을 마주할 때마다, 이 흙을 빚어야 하는 이유를 다시 깨닫습니다.

이호(옛 지명: 가물개) 해변 끝자락, 조랑말 두 마리가 바다를 향해 서 있습니다. 고려 시대 원나라의 목장 설치 이후 수백 년간 군마로 공출되며 이 섬의 역사를 온몸으로 버텨낸 말 — 지금 그 말은 이호 앞바다의 항로를 지키는 등대가 되어 서 있습니다.

'온기말'은 그 두 마리 말에서 왔습니다. 어둠 속에서 항로를 알리듯, 온기말은 일상 공간에 조용히 빛을 건넵니다. 흙으로 빚은 한 점 한 점에, 기다림의 호흡을 담습니다.

이호 등대 — 온기말

이호 등대
이호 포구 말 등대

이호(梨湖)라는 지명에는 '호수 호(湖)'가 담겨 있습니다. 바닷가 마을에 왜 호수인가 — 이 구릉지 아래에는 '덕지물'이라 불리는 용천수가 쉬지 않고 솟아올라 거대한 물웅덩이, 덕지답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짠물 곁에서 맑은 민물이 고였고, 제주에서는 드물게 벼농사를 지을 수 있던 귀한 땅이었습니다.

수반은 그 기억을 담은 그릇입니다. 구릉의 곡선을 따라 넓고 얕게 빚어진 형태 — 손 안에 들어오는 그 형태 자체가 이 땅의 지형입니다. 물 한 모금을 올리면, 이 땅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생명의 결이 고요히 전해집니다.

구릉 수반

구릉 수반
구릉 수반

이호 해변에는 다섯 기의 방사탑이 남아 있습니다. 마을 서편 구릉 지형이 불기운을 끌어들인다고 판단한 선조들이 해안의 돌을 직접 모아 쌓아 올린 방어 구조물 — 기원이기 이전에 현실적인 판단이었고,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과 정성이 오랜 시간 쌓여 만들어낸 존재들입니다.

'돌의 숨결'은 그 탑들에서 왔습니다. 형상을 손끝으로 빚어 구멍 하나하나를 뚫었습니다. 빛이 새어 나와 공간에 염원을 담습니다 — 이 작업 또한 염원을 담는 하나의 의식입니다.

돌의 숨결

이호 방사탑
이호 방사탑 여름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기(氣)가 흐른다고 믿습니다. 그 기운은 모이고 흩어지며 형상을 만들고, 때로는 무너지기도 합니다. 수많은 세월 비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돌탑처럼, 오늘도 지나온 시간을 흙 위에 빛으로 새깁니다.

토토 김미형 · 제주온기품

작품